마개조판 워커 불독 밀리터리

엄연히 똑같은 전차입니다. 



2차대전 이후에 제식 채용된 미국의 첫 경전차인 M41 워커 불독은 가볍고 빠른 전투차량의 수요를 충실히 채워줬습니다. 


방호력은 전작인 M24 채피와 큰 차이는 없었으나(최대두께 38mm), 76mm 장포신 전차포와 500마력 가솔린 엔진으로 대표되는 성능 향상은 1951년 첫 배치 이후 십수년이 지난 베트남 전쟁에서도 증명된 뛰어난 성과를 야기했습니다. 한적인 상황에서 적 기갑과 교전도 수행할 수 있으며 보병, 경차량에 효과적이고 야전 정비도 용이한 이 경전차는 세계 각국에 도입되었습니다. 주 고객 대상은 동남아, 유럽 그리고 남미에 위치했고 1960년 8월에 첫 50대를 도입한 브라질 육군도 여기에 포함되죠.


미국과 맺은 군사 원조 프로그램에 기반해서 도입된 첫 물량은 각 지역의 Mechanized Recognition Regiments 내 노후화된 M3 스튜어트 경전차를 대체했습니다. 이후 1970년대 초까지 340대의 워커 불독이 추가로 도입되었으며 이때 도입된 전차의 사양은 엔진/연료 계통이 개선되며 적외선 장비가 도입된 A1/A3 사양이였죠. 브라질 육군 내 M3 리, M4 셔먼를 대체한 이 워커 불독 경전차들은 브라질군의 주요 전력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주변국과 경쟁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 전차들이 대규모 교전에 투입된 적은 없었지만 대외에 여러 번 모습을 비춘 적은 있었죠. 평시 리우 데 자네이로에서 열린 퍼레이드 행렬부터 1964년 쿠데타 당시 행정수도 브라질리아의 기간시설들을 방어하기 위해 투입된 모습까지... 1970년대에도 여전히 많은 수량의 M41이 육군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나 50년대에 도입된 기갑장비로는 냉전 중후기를 맞아 급변하는 전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할수는 없을 노릇이죠. 브라질군도 이를 감지해 본격적인 현대화 사업을 개시합니다. 


브라질 현지 개수형 M41C.


... 그러나 브라질의 기술적/재정적 상황상 타 선두주자들처럼 신형 차량을 앞서 개발하는건 어려운 일이였죠. 그리하여 브라질군은 이스라엘의 개수안을 주로 참고해서 현대화 사업의 기틀을 잡아갔죠. 2차대전 당시 개발된 구형 차량을 현대 전장에서 활용할수 있도록 개량하는걸 목표로 잡고 여러 결과들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성과로써 스튜어트 경전차 기반 X1A2, 그레이하운드 정찰장갑차 기반 EE-9이 있죠. 당연하게도 M41의 개량 사업 또한 획책되어 90년대, 못해도 80년대까지 운용할수 있도록 목표가 잡혔습니다. 향후 해외에서 최신형 전차를 도입할때까지 그 공백을 메꾸는 목적이라고 해야할까요.


M41 워커 불독의 현대화 개량 사업을 담당한 민간 회사는 1912년 금고 제조업으로 시작한 Bernardini Industrial and Commerce Company입니다. 스튜어트 기반 X1A2를 개발한 곳이기도 한데, 원본을 거의 알아볼수 없을 만큼 개량된 X1A2만큼은 아니지만 거의 전방위에 걸쳐서 개수되어 M41B, M41C로 명칭되었습니다. (C형 한정)으로 코크릴제 90mm 강선포가 탑재되었고, 기존 가솔린 엔진을 스카니아제 디젤 엔진으로 교체하는 등 구동계통 전반에 걸쳐서 개수가 이뤄졌습니다. 이외 새 연막탄 발사기, 진보된 사격통제장치, 공간장갑 도입 등 다양한 성과가 엿보이죠. 


다만 C 형식에 도입된 코크릴제 90mm 강선포는 적잖은 문제를 일으켰죠. 비슷한 시기에 도입한 EE-9의 주포와 동일한 물건으로 통일하려는 의도였으나, 열악한 브라질제 탄약으로 관통력은 76mm보다 열등했고 발포 후 매연이 포탑 내부에서 환기되지 못한 문제는 끝까지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이런 원본의 한계를 극복하고 1980년대 전장에서 생존성을 보장받기 위해 Bernardini는 좀 더 '대담한' 워커 불독 개량안을 획책하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원본을 이리저리 손보는것 뿐만 아니라, 아예 새 전차에 가까운 물건을 개발하는 거였죠.



각각 76mm, 90mm, 그리고 105mm 장착형.


코드명 X-30으로 알려진 'MB-3 Tamoyo' 사업은 1978년에 시작되었습니다. 향후 전장에서 경전차의 생존성은 의심되는만큼 개발 방향은 주력 전차에 가까워졌죠. 적 전차를 상대할 화력, 적 기갑세력 및 포병의 압박을 극복할수 있는 내구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동성과 다양한 특징들을 모두 갖추기 위해 전면적인 재설계가 적용되었죠. 

차체의 전장은 0.7m 가량 늘어나 보기륜도 1개 추가되었으나 전폭과 전장은 오히려 소폭 축소해 피탄율은 줄었죠. 장갑형상 또한 포탄/파편 도탄을 중심으로 경사각을 주었으며 후기형에는 강철/세라믹 재질의 복합장갑이 도입되었습니다. 사이드 스커트 또한 도입되었으며 신형 연막탄 발사기를 탑재해 80년대 이후 전장에서 충분한 생존성을 확보하리라 기대되었습니다.


무장 또한 개선되었는데, 3세대 전차에 필수적인 디지털 사격통제장치, 레이저 거리측정계 및 전차장/포수용 전천후 야시경은 물론이요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인 주포도 새로 교체했죠. 

첫 번째 프로토타입에 사용된 주포는 기존 워커 불독의 76mm 강선포를 40구경장으로 신장시킨 자체개발품입니다. 두 번째 사양엔 M41C에 사용된 코크릴제 90mm 전차포를 바탕으로 Bernardini에서 개발한 40구경장 90mm 포가 적용되었습니다. 세 번째이자 최종적인 사양에는 국제 추세를 따라 로열 오도넌스제 105mm L7A3 강선포가 장착되어 확실한 공격력 또한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세 기종 공통적으로 7.62mm FN MAG 동축 기관총, 12.7mm M2HB 대공 기관총이 장착되었죠.


Tamayo 프로토타입에 탑재될 동력계통은 도입에 두 가지 경우의 수가 고려되었습니다. 하나는 사브-스카니아제 DSI-14 500마력 디젤엔진과 3단 전진과 1단 후진이 가능한 제네럴 다이나믹스제 HMPT-500 자동변속기, 다른 것은 디트로이트 디젤 8V-92TA 730마력 엔진과 1단 전진 및 후진이 가능한 엘리슨제 CD-500-3 자동변속기였죠. 

추중비는 물론 후자의 우위였지만 두 기종 다 자동변속기의 도움으로 제자리 등속선회가 가능했습니다. 원본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였지만요. 이로써 노상속도 시속 67km, 항속거리 550km를 확보해 3세대 전차와 동등한 수준의 기동력에 다다르렀죠. 이외 1.3m 심수도하가 가능했으며, NBC 방호장치를 옵션으로 구비할수 있는 이 전차의 중량은 당대 주력 전차에 비해 몹시 가벼운 30톤이였습니다.


독일의 크라우스-마페 사와 협력을 통해 완성된 첫 프로토타입은 1982년에 완성되어 1983년부터 85년까지 총 11개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해서 대외적으로 발표에 들어갔습니다. 1차 고객인 브라질 군부의 주목 아래에 몇 차례 시험을 거치며 페루, 파라과이에서도 시험을 가져 한창 진행되던 현대화 사업의 흐름을 타는 듯 했지만... 

해외에서도 막 도입되기 시작하던 신기술들이 대량 접목되어 그 가격이 부담스러웠을 뿐더러 국내의 강력한 경쟁자인 EE-T1 오소리오에 가려지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사업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는 가운데 80년대 말 브라질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브라질 군부는 전차 획득을 국내 개발에서 해외 도입으로 선회했죠. 수백대 가량의 M60A3 TTS와 레오파르트1A5가 도입되며 결국 이 전차도 EE-T1과 같이 역사 속에 묻히게 되었습니다. 



전번 글에 비해서 더 건조하고 재미없어진 느낌이... 본문에만 집중해서 그럴까요. 암튼 정진하겠습니다.



주요 참조 문헌

(중심격) http://www.ecsbdefesa.com.br/fts/M41.pdf
http://www.military-today.com/tanks/mb3_tamoyo.htm
http://www.globalsecurity.org/military/world/brazil/tamoyo.htm
http://tanknutdave.com/the-brazilian-bernardini-mb-3-tamoyo-tank/
http://www.militaryfactory.com/armor/detail.asp?armor_id=481

덧글

  • 야매사진사 2017/02/24 11:45 # 답글

    크라우스 마파이랑 해서 그런지 레오파르트1 처럼 생겼군요
  • 쾅독수리 2017/02/24 18:46 #

    특히 포탑 전면의 포방패가 아주 빼다닮았죠.
  • 무지개빛 미카 2017/02/24 19:08 # 답글

    어딜가든 마개조 하면 끼어드는 이스라엘.... 그나저나 M41워커불독 이후 미국에서는 정작 경전차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대신 공수전차라는 개념이 나왔다가 이것도 M551 셰리든 이후 소멸.... 아이러니 하죠.
  • 쾅독수리 2017/02/24 18:45 #

    그래도 신속대응 개념으로 전장에 빠르게 투입할수 있는 경장갑 전투차량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죠. 스트라이커라든가 스트라이커라든가 스트라이커라든가...
  • 존다리안 2017/02/24 15:28 # 답글

    레오파르트 1인지 워커불독인지 분간이 안가게 바뀌었군요.
  • 쾅독수리 2017/02/24 18:44 #

    그냥 새 전차를 만들었다고 해도 납득될 외모죠. 밀알못 입장에선 유사점을 찾을래야 전면 형상 외에는 별로 못찾을 정도이니...
  • ㅇㅇ 2017/02/24 17:38 # 삭제 답글

    컴퓨터 쓰다가 CPU도 갈고 램도 갈고 그래픽카드도 갈고 파워도 갈고 하드도 바꾸고
  • 쾅독수리 2017/02/24 18:43 #

    아예 새 컴터를 장만하는 것보다야 못하지만 그래도 차선책이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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