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분기 근황-1 (다키스트 던젼) 게임과 스팀

근래 인터넷을 뒤흔들고 있는 사건땜시 잠시 디씨를 끊고 블로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디씨라고 해봐야 유명한 막장동네 말고 좀 시시콜콜한 구석탱이지만... 그쪽이라고 해서 미친 광경을 안 볼수는 없거든요. SNS를 원래 안하는 Po건전wer한 본인이기에 한편으론 안도감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정줄놓은 행동을 볼 때마다 제 전두엽도 지끈거리는거 같아요. 

이것도 있는 한편 근래 여러 사건도 있고 인터넷 전반이 상대방과 타협을 고려하지 않는 극단주의와 대립으로 미쳐돌아가는게 딱 눈에 보이는지라... 어째 몇 년 사이에 옛날과는 비교하지도 못할 마경이 되었네요. 암튼 블로그에 집중하기엔 딱 좋겠으요. 이글루스라고 해서 미친놈들을 보기 어려운건 아니지만... 아니 정치사회 관련해선 이쪽이 나쁜쪽으로 선구자지



2015년에 AAA 게임사가 모든 여력을 쏟아부은 탓인지 2016년 3분기 초까지도 신작 찾기가 좀 뭣했습니다. 해볼만한 겜 뭐 없나 주변을 뒤적이다가 지친 나머지 그냥 밀겜덕의 안전지대로 복귀했죠. 게임 하나가 그 행보를 가로막았지만....... 


DON`T try this at your estate.


딥☆다키스트 지하감옥

아주 독특한 경험을 가진 인디게임이였습니다. 코즈믹 호러에 걸맞는 음침한 만화풍 그래픽과 효과음, 세계관과 게임 내 거의 모든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묶어주는 플롯, 한 치의 실수조차 용납되기 힘든 타이트한 게임플레이, 그리고 완전 죽여주는 나레이션까지! 

플레이어에게 상황을 전달해주는 오퍼레이터/나레이터 개념은 타 게임에서도 어렵잖게 찾아볼수 있지만, 이 게임은 그 요소를 게임 전반에 걸쳐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세계관과 이질감도 적고, 고풍스러운데다 멋드러진 표현과 함께 적재적소에 들어가는 대사 하나하나가 플레이어가 재미난 TRPG를 하는 듯한 느낌을 부여합니다. 유튜브에 검색하면 비슷한 분위기의 다른 게임(예시: 블러드본)에 합성한게 있는데 아주 맛깔나기 짝이 없죠.


게임은 그야말로 자비없습니다. 밸런스가 치밀하며(운빨좆망겜 악명에 걸맞지않게 PvE 밸런스는 '공평'한 편입니다. 이는 후술), 로그라이크적 오토로딩 시스템이 맞물려서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곶통을 안기고 있죠. 게임 진행이 용이해지는 공략법을 모르고 헤딩하면 더 크게 당하는 것도 있고... 그것과 운빨의 장난 때문에 게임의 퀄리티에 걸맞지 않는 안티들이 양산되는거 같아요. 뭐 그 친구들의 심정이야 이해해줍니다. 으아아아아ㅏ

주 시스템은 횡스크롤 턴제 RPG(던젼), 마을 업그레이드(운영)으로 갈립니다. 이 둘로 이끌어가는 게임 흐름은 '하위 던젼을 계속 돌고 돌아 파밍해서 최고급 던젼을 클리어하자'죠. 와우 생각이 무럭무럭...

던젼 진행는 턴제 롤플레잉치고는 임기응변이 몹시 중요합니다. 물론 이를 대처할 롤플레잉의 요소는 충실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클래스별로 확연히 정해진 적 대응능력, 던젼 진행능력, 보급품처럼요. 그러나 플레이어가 맞닥트릴 모든 요소는 무작위로 먼저 정해집니다. 루팅, 함정, 던전 구조, 몹 배치, 히든 보스... 하나라도 잘못 꼬이면 무난해보였던 게임 진행이 파국행 고속철도를 파고 쭈우우욱 내려가는거죠. 심지어 무해해보이는 루팅조차 보급품 조절 안하면 말짱 도루묵이 됩니다! 짐가방은 작은데 템 먹기도 전에 들고가야할 횃불, 음식, 붕대, 약초, 등등은 많거든요. 이를 역이용하는 플레이(다크런, 허기치 무력화)도 가능하나 적당한 술수와 아이템이 필수.

전투 파트도 운빨/임기응변이 중요. 이를 중심으로 4 vs 4를 바탕으로 적당한 스킬 사용, 클래스간 연계, 그리고 적당한 전열 유지(중요)가 파티의 승패를 가릅니다. 전열이 후술할 스탯 하나와 함께 몹시 중요한데 RPG의 정석이라고 할 탱킹/딜링/힐링조차 잘못된 위치에선 뭣도 못하고 적에게 털리거든요. 다행히 클래스마다 전열 경직성이 크게 다르고, 똑같은 캐릭터라고 해도 스킬 세팅마다 다른 위치에서 다른 역할로 자기 몫을 수행할수 있습니다. 이외 각양각색의 스킬들로 전투를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꾸려나갈수 있지만........ 운빨을 조심하세요. 이게 엑스컴마냥 명중율만 재주는게 아니라 선공권/데미지 범위/명중율/저항/플레이어 멘붕율까지 싸그리 정해주거든요.

이리저리 전투를 잘 진행한다 쳐도 플레이어가 무조건 나댈수 없는 한 가지 요소가 더 남아있습니다. 


너도 멘붕! 화면 밖 나도 멘붕!

체력, 공격력, 명중율... 각종 스탯들이 매 전투의 흐름을 결정짓는 요소라면, '스트레스'는 던젼 전체에 걸쳐 크나큰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이는 몹시 제한된 수단으로 회복할수 있으며 지속은 반영구적이죠. 영웅들조차 무너질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 게임에선 플레이어에게 불필요한 피해와 만용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신중한 진행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지만 세상 모든게 원하는 대로 돌아가진 못하는 법. 지나친 미스와 불운이 겹쳐 영웅이 견딜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되면? 

광기, 편집증, 자학... 파티대원 스스로를 더욱 갉아먹는 반영구적 트레잇이 박히며 이는 파티 전체에 큰 부담이 됩니다. 대부분의 고통 트레잇은 다른 대원에게도 영향을 미치는지라 그들도 맛이 가면 정상적인 진행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심지어 이게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스트레스를 견디다못해 대원의 신체에 영향을 주어 사경을 헤메게 만듭니다! 난이도가 상승할수록 스트레스 상승요소는 더욱 풍부해지고 그만큼 플레이어도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니... 

적당한 불빛과 식량은 스트레스 수치 조절에 도움을 줍니다. 이것 둘로 유지는 어느 정도 가능하나 극복할 수단은 꽤 제한적이죠. 전투 와중에는 몇몇 캐릭터의 제한적인 스킬만이 스트레스를 소폭 감소시키며, 약간의 행운도 이에 도움을 줍니다. 던젼 내 다른 요소들도 기대할순 있겠지만 가장 안정적인 수단은 던젼 내 야영입니다. '던젼 탐사'가 그저 기나긴 전투의 연속이 될 수도 있는걸 훌륭하게 극복한 장치인데, 각 캐릭터가 가진 고유 수단으로 파티원의 전투력을 향상시키든, 부상이나 질병을 치유하거나, 던젼을 밝히는데 도움을 주거나 스트레스까지 해소시켜줄수 있죠. 이걸로도 안되겠다 싶으면...... 최후의 행운을 기대하세요. 낮은 확률이나마 영웅이 고통을 받을때 웅크리지 않고 각성하여 파티 전체에 크나큰 도움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게임 진행을 위한 운영 파트는 무난하게 평범하지만 훌륭하다고 말하긴 힘듭니다. 마을은 철저히 전투 지원에 초점이 놓여있습니다. 대원 수급, 전투 지원 측면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들은 충실하지만 타 게임의 빌리징이 그렇듯 후반엔 그 필요성이 급감하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게임 중후반에 다키스트 던젼의 크나큰 단점 하나가 엿보이게 됩니다.

플레이어/환경 간 파워 밸런스는 엑스컴처럼 증감을 보여주는데, 뭣도 없는 초반부터 플레이어가 우위를 가지는 중반까진 크게 문제시될건 아닙니다. 그러나 후반, 특히 다키스트 던젼 준비까지 빡빡한 아이템과 캐릭터 세팅이 필수인데 상당한 시간과 게임 내 자금을 요구합니다. 게다가 일정 레벨 이상의 캐릭터는 하위 던젼에 진입하지 못한다는 문제로 예비대를 준비해야 하고, 이 예비대를 키우는 것조차 시간이 소모되기 마련이니....... 이 앵벌에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자금 요구까진 제작진이 제시하는 '앵벌용 캐릭터'로 어찌어찌 해결이 가능하지만 이것조차 앵벌을 해소하진 못할 따름. 개인적으론 어쌔신 크리드 브라더후드/레벨레이션마냥 일정 레벨 이하는 어딜 자동으로 보내서 경험치/돈을 벌어들이는 시스템을 마련했음 좋겠어요. 그로써 플레이어는 중요한 파트에만 집중할수 있고 예비대는 시스템이 알아서 키워주고. 일석이조!


운빨, 게임 페이스같은 몇몇 주목된 문제들이 엿보이는 다키스트 던젼이지만 타이트한 시스템과 완성도 높은 그래픽/사운드는 다키스트 던젼을 가장 주목받는 인디 게임 중 하나로 끌어올렸습니다. 무자비한 도전, 어두운 분위기, 그리고 플레이어를 몰입시키며 나중엔 뒷통수까지 몰아치는 플롯을 원하신다면 해보세요. 




다키스트 던젼 얘기가 무진장 길어졌네요. 워썬더, 배필4, 발리언트 하츠, AW, 그리고 오버워치 얘기는 다음에 하도록 합죠. 마지막 짤과 포스팅을 마칩니당.


뚱뚱한 연주가, 살덩이로 이뤄진 트럼펫(...), 불길하고 탁한 소리, 모두가 미쳐돌아가는 분위기... Coincidence?


덧글

  • GRU 2016/08/16 02:33 # 답글

    으헥 고약한지고
  • 쾅독수리 2016/08/16 10:34 #

    연주하자... 부르자...! (뿌우우우우우우우우-)
  • 소시민 제이 2016/08/16 07:45 # 답글

    진짜로... 저걸 하다보면, 처음에는 멘붕하는 캐릭을 보지만, 나중에는 제가 멘붕하는걸 캐릭이 봅니다.
    저도 납량특집으로 밤에 불끄고 스탠드만 저명도로 키고 플레이중.
  • 쾅독수리 2016/08/16 10:35 #

    점프스케어도 별로 없는 게임에서 플레이어를 이리 압박하는 물건도 찾기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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