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서야 사령관은 지구를 구했습니다. 수십번의 타임리프 끝에요.
원래 엑스컴 2 구입하자마자 블로그에 글쓸 계획이였는데 잠깐 좀 해보고 쓴다는게 어느새 엔딩을 다 보고 약 열흘동안 철인돌리다지구 3번쯤 터트려먹으면서 현자타임. 역시 허벌나게 치욕받고 블로그에 ㅂㄷㅂㄷ대면서 글쓰는게 정말 의욕을 불러일으키는거 아닙니까.
이번 엑스컴 2 평을 말씀드리자면....... 전작보다 나아진 면은 확실히 존재하는데....... 모르겠어요.
스팀 평점이 기대치에 비해 상당히 낮은데, 정작 하면 재밌게 몰입하면서도 후술할 악평들에 납득하게 되는 제 자신을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분명 끝장나게 재밌지만 단점들이 너무 쉽게 눈에 띈다라... 폴아웃 4도 그렇고 어째 요즘 게임들이 이러는지 안타까울 따름이죠.
게임은 리부트한 XCOM 시리즈의 정체성에 기반을 둡니다. 빡빡하기로 유명한 UFO: 에너미 언노운이나 그것의 인디버젼 후계자인 제노너츠와는 다른 초점에 맞추어서 언노운과 롱워 당시 조명된 게임성에 초점을 맞추었죠.
4~6인 규모 분대에 속한 각 인원의 특수능력과 장비에 의존해서 지상전을 벌이고, 기지에서는 임무를 탐지하며 연구/생산을 병용하는것. 언노운 와서 확립된 대부분 시스템을 냅두고, 몇 가지 재밌는 기믹을 추가하고, 그만큼 몇몇 시스템도 확 잘라버리고....... 결국 잘라버린게 문제죠. 세컨드 웨이브와 공중전, SHIV/MEC, 유전자 개조 어디갔습니까? 뒤에 둘이야 DLC 농간을 예상하지만 공중전은? 아니, 그 전에 세컨드 웨이브는? 그거 넣는게 뭐가 어려워서!

추가한 물건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제작진이 롱워를 그리도 사랑한걸 표출하려 했는지 게임 컨텐츠 사방에 롱워의 영향이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모드를 반영하면서 그것의 비합리적이며 무자비한 난이도는 삭제하고 재밌는 기믹들만 뽑아왔죠. 상술한 몇 가지 요소들이 삭제되어 안타깝지만 추가된 요소만으로도 전작보다는 풍성한 볼륨을 유지할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적과 아군에게 추가되는 요소들의 차이는 확연하기에 난이도 배정 논란은 존재하지만....... 이것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네요.
이러니저러니하지만, 결국 엑스컴입니다. 철인을 켜든 안켜든 긴장감있는 플레이를 보장하며 확률놀음에 고통받거나 가끔 축복받아 다음 임무까지 지구리☆셋을 유예받거나. 게임의 기틀은 여전히 확고한 이상 이 게임은 6만 9천원의 가치가 있다고 장담할수 있습니다.
단점을 짚어본다면....... 이번 케이스는 폴아웃 4와는 좀 다릅니다. '총 든 스카이림'의 장단점이 발매 전에도 뻔히 보였던 그것과달리 엑스컴 2의 문제점은 대개 구매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점에서 터졌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최적화와 버그. 특히 버그!
베데스다 게임보다 버그가 더 자주 튀어나오는 게임은 처음 봤어요. 메모리 누수따윈 언급할 가치도 없을따름.
한 판 한다치면 얘들이 총알 한 발 안쏘고도 데미지를 입히고, 다른 판에선 잘나가다가 수십초간 아무 컨트롤도 못하고, 해킹대상은 폭발에 휘말렸는데 그렘린으로는 여전히 해킹이 가능하고........ 다양한 버그들이 수시로 튀어나오니 스팀 평점이 그따구로 낮아지죠. 최적화 관련 문제도 정말 심각해서 GTA V와 폴아웃 4도 돌아가는 컴이 버벅거리지 않나........ 까놓고 이 게임 그래픽이 상위권도 아닌데 왜 사양을 그 정도로 유지하는지 모르겠어요.
게임 외적 문제를 제끼고 본다면 다른 큰 문제로는 난이도 배정이 있겠네요.
캠페인 내내 폭발물 사용과 비사용시 난이도가 확 갈려요.
구작에서는 엄폐물 파괴수단이 1인당 한두발밖에 못던지는 수류탄, 직사로켓은 중화기병만 다룰수 있었죠. 이런 폭발물로 외계인들이 죽어나가면 주요 재료나 시체는 싸그리 증발. 즉 편히 게임하려면 발렌 박사 말따나마 로켓을 필요할때만 갈기는 센스가 필요했죠.
이번작에선 아예 수류탄 전문 병과가 생긴데다 엑소슈트만 입는 순간 모든 병사들이 로켓을 1발씩 쏴갈길수 있어요! 척탄병 계급 좀 오르고 엑소슈트 양산 시작되면 매 교전마다 엄폐물이건 적 DT건 체력이건 싸그리 날려버릴수 있죠. 엑스컴측 폭발물 사용법은 더욱 풍부해졌는데 외계인측 폭발물 대응은....... 없네요. 암만 스펙업이 되어봐야 폭발물에 떡실신하는건 전작과 똑같더만. 우월한 사이오닉 능력? 이더리얼의 유전공학과 어드밴트의 기계공학? 좆까요. 이들에게 필요했던건 지구인의 '능동방어장치'라는 거에요.

그러고보니 엑스컴측도 저런거 들고 나오면 좋겠네요.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2030년대잖아요?
어쨌든 이 게임은 사랑이요 삶입니다. 더군더나 모드 떡칠도 쉬워졌으니 씹고 뜯을 거리는 한동안 넘쳐나지 않을까 싶어요. 철인 깨면 그때 또 엑스컴 포스팅을 올릴지도 모르죠. 그리고........

폴아웃 4 새 DLC! 새 추가요소! 새 퀘스트! 새 지역! (링크)
함흥차사가 돌아와서 여럿 소식들을 전해줬습니다. 올해 3월 발매 예정으로 둔 첫번째 DLC 라인업인데, 소규모 DLC 둘과 (나름) 대규모 DLC 하나로 구성되어 있죠. 하필 첫 번째 대형 DLC가 뉴잉글랜드로 배경만 옮긴 포인트 룩아웃 Mk. 2라는게 마음에 안들지만....... 정말 니들 아이디어가 다 떨어진거니 베데스다. 캐나다를 배경으로 삼았으면 이러지도 않았을걸!

첫 번째 DLC는 10달러, Automatron입니다.
미치광이 과학자 수하의 로봇 부대....... 가 커먼웰스를 휘젓고 주인공은 얘들을 적절히 때려잡으며 나온 부산물을 가지고 이리저리 논다는 설정 되겠습니다. 악역측 설정을 보면 볼수록 베데스다에 심도있는 스토리를 바라는건 심히 무리같군요. 본작에선 없던 로보브레인이 재등판했고, 자기 입맛대로 로봇 동료를 만들수 있습니다. 이 동료들에 대해선 파워 아머처럼 각 부위별로 다양한 기믹을 가진 개조 지원도 해주고요. 공개 스샷 보면 부위별 새 갑옷도 추가해주는듯 싶은데........ 코즈워스도 이 DLC 관련해서 혜택을 좀 받으려나요? 중절모 하나 씌어주는 것만으로는 감질나는데.

두 번째 DLC는 5달러, Wasteland Workshop입니다.
허스파이어에 이어서 내놓는 전통의 하우징/빌리징 강화 DLC입니다. 공개 스샷도 그렇고 가장 밀어붙이는건 마을 내 행복도와 연관이 있을법한 투기장. 대체 어떤 식으로 이런 기믹을 게임 내에 적용시킬지는 진짜 의문입니다. 다른 주목할 점으로는 이외 수많은 하우징 아이템 추가인데 닉시관에 박제라....... 소소한 기믹을 더 원하긴 했는데 이정도야.

세 번째 DLC이자 첫 번째 대형 DLC는 25달러! Far Harbor.
포인트 룩아웃때 썼던 아이디어를 또 채용하는건 좀 심하지 않나요. 누가 실종되었다는 의뢰를 받고 메인 주 외딴 해변으로 가서 주변 신스/원주민과 맞짱까며 사건을 해결한다라....... 스토리는 이미 본편에서 충분히 느낀만큼 별 기대도 안되고 핵심은 새 맵, 거주지! 상위 레벨 아이템, 몹과 던젼이겠죠. 아직 크리에이션 킷도 안나와서 있는거 가지고 노는것도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는데 아주 적절하게 등장했네요.
이만 폴아웃 4 세이브파일을 준비하러.......는 모드 충돌로 첫번째 데이터 날림 ^오^. 이참에 새로 깔고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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