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아웃 4 1회차 클리어. 게임과 스팀

리버티 프라임께서 다시 일어나심


...

새하얗게 불태우고
엔클레이브에 이어 인스티튜드도 골로 가버렸다카더라



장장 100시간에 걸친 플레이 끝에 폴아웃 4 첫 엔딩을 봤습니다. 이번에 본격적으로 개편된 제작/빌리징 시스템이 좀 심할 정도로 방대한지라 재미삼아 좀 건들다보니 메인 퀘스트 진행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고........ 결국 안되겠다 싶어 귀국하고 며칠간 뻗은거 회복하자마자 진행하던 BoS 루트로 당장 클리어. 

신스가 무너지고 기술이 무너지고 인스티튜드가 황폐화되며 토카막 반응로가 터지는 걸 보면서 들던 생각은,


1. 이번 시나리오는 역시 베데스다답게 뉴 베가스를 뛰어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AAA 게임들이 넣는 깨알같은 주요 설정충돌 외에도 가장 눈에 띄던 부분은 역시 메인 퀘스트 진행 과정.
전체적인 형태는 잘 갖추고 세계관 내 세세한 내용들은 빠짐없이 채워넣지만 정작 그걸 규율하는 대규모 이벤트 및 각 세력간 알력다툼이 허접한게 베데스다 클라스죠. 이번에도 인스티튜드 진입 전까지는 각 세력들이 설마 스카이림 4대 길드를 계승했나 싶을 정도로 오리발을 넓힐수 있지만 진행하다보면 결국 택일을 해야 합니다. 황무지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점이다만........ 후버댐 전투가 연상될 만큼 화끈한 맛을 보여주는건 BoS 혼자 다 해먹는거밖에 없습니다. 

뉴 베가스와 비교할 경우, 럭키 38 진입 후 중후반 기점은 의외로 4세력 다 사전작업 과정이 겹치는데다 심지어 최종전투도 같은 곳에서 끝나죠. (중소세력 군집) - (킴볼 대통령 호위/암살) - (2차 후버댐 전투)
폴아웃 4도 일부 동선이 겹치는건 포착되지만 (예: 벙커힐 전투, 매스 퓨전 빌딩) 주요 해결법에 있어서 하나는 끝까지 잠입액션으로 해결하는데다 아예 하나는 빌리징으로 따로놀다 엔딩을 볼수 있어요.
이런 동선 겹치기가 재활용/우려먹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세계관 내 스토리 진행의 일관성을 더해주는데다 결국 최종전투를 대규모 전쟁으로 쫑내는건 게임 설계상 제법 현명한 조치죠. 폴아웃 4는 각 진영 간 로어를 구현하고자 레일로드는 잠입/침투위주로 꾸리는 등의 시도를 했지만....... 아쉬울 따름입니다.


2. 시스템과 상관없이 결국 작가/연출진의 역량에 달린 시나리오를 제외한다면 폴아웃 4는 시리즈 중 가장 이질적이라고 단언할수 있습니다. 제작진의 역량 및 컨텐츠의 풍부함을 떠나서 이게 논란의 핵심이자 뜨거운 감자.
역시 가장 큰 논란은 십자식 대화 시스템. 이게 좋은 변화가 아닌건 확실합니다. 사실 십자식 시스템이라고 해도 세부단락을 여러개 파두면 전보다 번거로워도 대화 컨텐츠의 폭을 그대로 유지할수 있었을텐데 아쉬울 따름이죠. 그렇게 희생된 만큼 대화 내 연출은 훨씬 좋아졌습니다. 대화 시점 및 다양한 NPC 개입은 전작에 비해 확실히 대화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플레이 내내 올드 월드 블루스의 싱크 탱크와 첫 대면이 떠오를 정도니까요.

대화 내 주요 체크를 카리스마 한방으로 우겨넣은건 빼도박도 못할 스카이림의 잔재입니다. 물론 게임 내에서 지능 체크가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폴아웃 3보다도 선택지가 줄어든 듯한 모습은 정말 아쉬울 따름입니다.

전투는 이드소프트의 참여와 조언을 받았다는 제작진의 자랑 말따나마 전에 비해 화끈하며 텐션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총기 관련 근접모션도 제대로 지원해주고, 타격감은 물론이요 적의 적극적인 엄폐물 활용 및 수류탄 제공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뉴 베가스를 하면서 바랬던 모든게 이뤄진 느낌일까요.
아쉽게도 이렇게 도움을 받던 도중 총기에만 신경썼는지 격투/근접 항목이 부실해진건 안자랑. 양측이 높은 데미지를 주고받으며 싸우는 시스템상 달려가서 때리는 전투방식이 생존율이 높을리가....... 찾아보면 근접전투관련 보너스를 주는 퍽이 좀 있지만 공격속도/격투무기 비중도 그렇고 좀 보완했으면 좋겠습니다.


3. 아이템 관리/제작은 이번작 오면서 크게 무기 모드/약물/요리로 구분되었는데, 정말 아쉽게도 탄약 관련 항목이 뉴 베가스에서 계승되지 못했습니다. 후술할 빌리징과 합치면 정말 자급자족이 현실화될수도 있었는데......
이 단점 하나만 제외하면 플레이어가 원하는 거의 모든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굳이 단점을 하나 더 찝어본다면 게임 시스템 대부분이 제작/빌리징을 위해 굴러간다는 점이 되겠습니다만 전 신경쓰지 않습니다. 폴아웃 4의 플레이양상을 대충 찝어보면 이렇게 정리되는데 지루한 파트 없이 모든게 다 끔찍할 정도로 재밌거든요!

(1) 빌리징 하다 재료가 막혀서/깽판부리고 싶어서 던젼 바깥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2) 파워아머 한벌 입고 여유무게 200쯤 남겨두고 신나게 깽판을 치면서 부품들을 흡수한다
(3) 적당히 찼고 아직 더 깽판을 치고싶으면 중간에 보급선 이어둔 거주지에서 재정비 겸 정크 해체
(4) 깽판-재정비-깽판 반복...
(5) 탄약 떨어졌거나/이제 좀 전투는 쉬어야지 싶어서 본거지(생추어리 힐)로 복귀. 다시 빌리징

이 순환 플레이방식이 체계화된 정크-재료 체계와 어우러져 플레이에 강력한 동기를 제공합니다. 시스템 하나 잘 만들어둔 탓에 다른 비판 요소들이 무색해질 지경.


곧 2회차 여캐 시작하겠습니다.

덧글

  • RuBisCO 2015/12/05 10:11 # 답글

    엔진이 개선되어 좀 더 대인원의 전투가 가능해졌음에도 여전히 스케일이 그 모양인게 참 그렇긴 합니다.
  • 쾅독수리 2015/12/06 02:25 #

    하필 화끈하게 전면전 가능한 팩션이 브라더후드밖에 없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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